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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조심스러운 예측이다. 예측이라기보다는 느낌에 더 가깝다.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정부 규제와 선물 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 등록 거래로 인한 하락장에서 가상 화폐 시장은 두 가지 사실을 배웠다.


첫째, 정부 규제는 시장을 얼어 붙게 만들 수 있고 그렇게 했다.

둘째, 가상 화폐 시장은 매우 빠르게 생존 방향을 찾아야 한다.


미국이 언뜻 생각하면 가상 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한 듯 보이는 결정 - 비트 코인을 선물 거래 대상으로 받아들인 것 - 을 한 이유가 뚜렷해졌다. 두 번의 1월 선물 마감을 통해 선물 거래가 비트 코인의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데 성공적이었음이 증명되었다. 미국 엘리트 금융가들의 위기 관리가 일단 성공한 셈이다. 조만간 나스닥이 비트 코인을 선물로 다루게 되면 이제 비트 코인의 가격 급등은 요원해질 것이다. 비트 코인 또한 엘리트 금융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되는 셈이다.


한달 넘게 지속된 가상 화폐 하락장에서 비트 코인을 비롯한 거의 모든 코인의 가격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50%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존재했던 원화 마켓은 그 피해가 극심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비트 코인을 중심으로 가상 화폐 가격이 단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비트 코인 가격은 12,000불이라는 저항선을 통과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미 한 차례 통과한 바 있지만 12,000불을 지지선으로 확보하기 위해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미묘한 변화가 발생했다. 이더리움의 가격 변동이 비트 코인의 가격 변동과 차별성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이더리움은 비트 코인 가격을 10%를 넘지 못하였고 시가 총액 또한 2위를 넘어선 적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이틀 사이 이더리움은 점차 비트 코인과 다른 가격 변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두 코인의 가격 변동은 높은 상관 관계지만 일일 상승폭과 단기적 가격 변동성은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1. 비트코인, 1월 28일, 15분 봉




2. 이더리움, 1월 28일, 15분 봉




다른 알트 코인이 그러하듯 이더리움은 비트 코인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차트의 큰 흐름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비슷한 시간대에 비트 코인이 횡보할 때 이더리움은 상승한 후 조정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현상이 간혹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더 다른 양상이다. 마치 비트 코인에 대한 정부와 기존 금융 엘리트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더리움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느낌이다.


이 느낌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이다. 가상 화폐 시장이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정부와 금융 엘리트의 규제를 피하고자 대표 코인인 비트 코인에 대한 비중을 스스로 줄여가는 느낌이다. 비트 코인 대비 10%의 가격을 유지하던 이더리움은 여전히 그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5분 봉, 10분 봉에서 시세 이탈이 점점 더 자주 발견되고 있다.


선물 거래와 같은 금융 엘리트의 가상 화폐 가격 변동폭 제한 시스템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비트 코인 대신 이더리움을 선택한다면 또한 금융 엘리트들은 가상 화폐 전체를 통제하는 방법을 고안할 것이다. 어차피 누군가 크게 당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싸움이고 역사가 그러하듯 가상 화폐 또한 기득권에 도전과 위협을 하며 등장하여 반격을 당했고 이에 대해 응전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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