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룰(Pence Rule) 뜻과 유래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미투 운동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루가 멀다하고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오는 성폭력, 성추행 파문들을 보면서 우리사회에 외곡된 성의식이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미투 운동 열풍과 함께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이 바로 펜스룰인데요. 괜한 오해와 이로 인한 피해를 막아보려는 남성의 자기방어적 행동지침이라는 의견과 여성에게 새로운 유리장벽으로 작용해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펜스룰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펜스룰의 펜스는 울타리는 뜻하는 영어 'Fence'라고 오해하기 쉬운데요. 사실 울타리를 뜻하는 펜스가 아닌 아닌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마이크 펜스가 연방 하원의원이던 2001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서 말하던 중 '부인 없는 곳에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자리를 갖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라고 언급한 것이 바로 일명 펜스룰의 시초가 되었는데요. 사실 이런 원칙은 펜스가 처음 발언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유명 목사인 빌리 그레이엄의 말을 인용하면서 나온 발언이랍니다. 즉, 펜스룰의 시초는 바로 빌리 그레이엄 목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여의도에 백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던 1973년 부흥집회로 유명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한 목사로 평가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였으며 복음주의의 대부로 불렸었는데요. 지난해 3월 99세의 일기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남성들이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단둘이 있을 때 성적인 유혹에 취약해진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애초에 여성과 다른 여성과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는데요. 실제로 일생동안 이런 자신의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살았다고 하죠.  

부인이 아닌 여성과 단둘이 있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라는 펜스룰과 빌리 그레이엄룰은 어찌 보면 거의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빌리 그레이엄룰이 성직자의 본분에 충실하며 자신이 성적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한 자기수양적인 규칙이었던 것에 비해 마이크 펜스가 언급한 펜스룰은 정치인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누명을 피하기 위한 자기방어적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큰 이슈가 되자 남성들 사이에선 불피요한 오해를 피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펜스룰을 준수해야겠다라는 의견도 많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펜스룰이 일종의 사회적 규범이 되어가면 갈수록 자칫 여성에 대한 과도한 경계로 이어져 회사 업무에서 여성의 비중이 줄어드는 새로운 유리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직원 채용시 여성을 기피하는 부작용이 벌어질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단숨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최근 미투 운동이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만큼 우리 사회가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펜스룰 뜻과 유래 소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