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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를 둔 왕이라기 보다는 마법사에 지배 당하는 왕이겠지. <반지의 제왕>에서 마법사 흰색의 사루만처럼. 사루만은 로한 마법사인 그리마를 시켜 로한의 왕인 세오덴에게 마법을 걸어 충직한 부하와 가족을 멀리하고 오직 사루만의 목소리에 충성하도록 만든다. 

굉장히 위대한 인물이었던 흰색의 사루만

궁정 마법사 그리마와 마법에 낚인 왕 세오덴

굳이 비유하자만 세오덴은 박근혜, 그리마는 최순실, 사루만은 최태민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비유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 문제는 박근혜는 세오덴이 아니라는 점이다. 로한의 왕 세오덴은 인간계를 대표하는 위대한 왕이다. 그는 왕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전장의 가장 앞에서 용맹무쌍하게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운다. 우리의 대통령이 그리마의 요술에 정신이 나갔을 가능성은 있지만 요술에서 벗어난다고 세오덴과 같이 위대한 왕의 품성이 될 리 없다. 원래 그런 게 없었던 것 같으니까. 

이 비유의 또 다른 문제점은 더 심각하다. 세오덴 왕을 현혹했던 두 명의 마법사가 악의 중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대한 마법사였던 흰색의 사루만이 악의 축이 된 것은 세상을 지배하고자하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 욕심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절대악인 사우론과 결탁한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잡았다 해도 어쩌면 우리는 가장 큰 배후 세력에 접근하는데 실패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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